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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아이키도 권태기 극복?! by 홍지연_제주오승도장




기다려지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고 떨리던 야마시마 선생님 강습회가 끝난 지 며칠이 지났습니다.

내려오자마자 아침근무를 연속으로 4일동안 하고, 비몽사몽으로 피곤에 찌들고 오늘 드디어 휴무일이여서 후기를 적게 되었습니다. 토요일 끝나면서부터 시작되었던 근육통이 이어져 일요일에도 쭉 어졌고, 내려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기분좋은 근육통이 있어 2-3일 고생하니 괜찮아졌습니다. 


처음 입회하고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예전 조민수관장님 도장 옆에 있는 별이네 국수집에서 지부장님과 이호석 지도원님께서 느낌을 많이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느낌을 익히게 되고 보는 시각이 높아지면 그 시각에 맞춰 내 실력이 올라간다는 말씀을 해주시며 곧 있을 야마시마 선생님 강습회에 참여해보는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그때는 지금 수신도 완전히 못하는데 강습회에 참석하는 것조차 민폐가 아닌가, 그리고 운동으로 강습회에 참여한다고 하면 부모님께서 허락하실까하는 이런 저런 걱정으로 다음 번에 기회가 되면 가야겠다고 다짐했었지요.


저보다 먼저 입회했던 친구 쑥이가 승단을 앞두고 강습회에 같이 참여하자고 하여 참여를 결심하게 된 제작년 7월 첫 강습회. 하지만 쑥이의 무릎부상으로 혼자 참여해야했고.. 부모님께는 친구랑 놀러간다고 거짓말을 하며 도복이랑 여벌옷, 갈아신을 편한 운동화까지 차에 넣어놓고 007 작전처럼 안들키게 짐 바꿔치기해서 강습회에 참여했습니다. 물론 지금은 당당하게 운동하러 간다고 얘기하며 그때 그랬었다고 부모님께 털어놓았지만 조마조마하며 참여했던 때가 있었지요 ..


적극적이지 못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익숙한 공간이 아닌 낯설은 공간, 낯설은 사람들과의 만남이 쉽지 않습니다. 

사교성이 좋은 것도 아니고 말주변도 없어 첫 강습회 뿐만 아니라 매번 강습회를 참여할 때마다 기대가 되면서도 떨리고 두근거리고 잘 할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반반 입니다. 아직까지도 제일 어려운 것은 파트너를 구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제주강습회에서조차도 뻘쭘함이 느껴진다면 아시겠지요.. 기분이 들쑥날쑥하여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가 있는데 작년 3월 야마시마 선생님 강습회가 그 때였습니다. 할머니 생신파티 날과 겹치기도 하였고,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라는 마음으로 꽁 해서 구석에서 몸이 안좋다며 쉬다 운동하다를 반복하였고, 내가 여기 왜 왔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 때 뒤에 앉아쉬는 도중에 미토리수련을 하면서 인상깊었던 분은 소희선배님이였습니다. 모든분들이 그러하겠지만 야마시마선생님의 기술 설명을 보면서 진지한 모습으로 끄덕거리시면서 집중하시는 모습에, 아 저렇게 해야되는구나 하고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열심히 참여하지 않았기에, 그리고 실력도 없는 내가 뭘 느껴... 하는 마음으로 당연히 후기를 작성하는 것은 무리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올해 2월에 마치다에서 열렸던 일중 우호연무대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금요일 일본에 도착하고 리허설 장소로 이동하여서 검도복으로 갈아입고 리허설 장소로 이동하였을 때 가토리신토류 검술을 하고 있는 세계 각지에 있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는 모습이 참 인상깊었습니다.  


가토리신토류는 일본 고유의 검술인데 어찌보면 타국의 검술을,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그들 나름대로 훈련하고 연습하고, 일본에서 시범을 보이기 위해 모여 연습하는 것을 보며 검술 하나로  사람들이 모여질 수 있는 것이 참 신기하다고 느꼈습니다. 


여섯시 반쯤 도착 후 아홉시까지 연습을 하였는데, 사방에서 실력이 엄청나 보이시는 분들께서 휘리릭 하면서 연습하시는 모습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토요일 도장에서 오전수련을 하였는데, 선생님, 목록 수여자들, 다른 선배님들의 불꽃튀는 모습을 보면서 진지한 자세로 열심히 수련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또 의외였던 건 일본 사람들은 아이키도나 가토리 신토류 검술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는데, 도착했던 금요일날 리허설을 마치고 스가와라 선생님 도장에 짐을 풀고 도장 옆에 위치한 라면가게에서 저녁을 먹었는데, 저녁을 먹고 나오면서 지부장님께서 종업원에게 우리는 한국에서 왔고, 검술강습회에 참여하기 위해 왔다. 가토리신토류 검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서 여기까지 왔다. 이렇게 설명하니 종업원이 도장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아이키도 도장이 있는 것조차 알지 못하다니.. 그 말을 듣고 무도이 나 검술이 아무리 훌륭하다고 하더라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구나. 그러한 검술을 알고 있고 배우고 있는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이구나 하고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보고 배우며 높아진 시각으로 너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다른 회원들과는 조금 올라가있을 것이다 라고 말씀해주신 지도원님 및 지부장님의 칭찬으로 열심히 수련해서 목표를 높여야겠다 라고 다짐한지 얼마 되지 않아, 도장에서 수련을 하면서 아직 현실의 벽이 높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난 아직 제자리 걸음이고, 어째 점점 더 못하는 것 같고, 실력이 향상되기는 커녕 점점 못하냐 라는 지적을 들을까봐 두려웠습니다. 우호연무대회에 다녀온 후 검술수련에 치중한 것도 있었지만, 체술보다는 검술수련에 집중하였고, 겨울이라 그렇기도 하였지만 열심히 하지 않았기에 체술시간에도 땀이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입회한 가토리 회원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장에서 먼저 아이키도를 시작한 다른 회원들보다 내가 가토리 검술을 먼저 시작했기에 지금이야 늦게 시작한 다른 회원들보다는 아는 게 많을지도 모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는 것이 같아지면  뒤쳐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고,  무엇보다 해도 안 느는것 같고 어째 점점 더 자세는 이상해지는 것 같고 오모테노타치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자세 교정을 받을 때마다 내가 이것도 제대로 못하면서 일본에 가서 많은 선배님들 앞에서 수련하였나.. 하는 생각도 들었고, 체술시간에는 기본기를 해도 또 기본기야? 응용기를 하면 응용기야? 구르기를 하면 구르기 해? 던지기를 하면 윽 던지기 ... 이러면서 아이키도 및 검술에 대한 권태기가 왔습니다. 


이제 봄도 오고 3월에 아이키도 강습회가 열리기 때문에 이번에 올라가면 권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을 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첫 강습회를 참여했던 때의 장소가 YMCA 유도장이었고, 권태기를 겪는 지금 강습회의 장소도 다시 YMCA 유도장이구나, (YMCA 유도장에서 강습회가 열렸던 적은 많지만 제가 YMCA 유도장을 오는 것은 이번이 두번째) 이건 다시 한번 잘해보라는 뜻인가? 라고 생각도 들고 짐을 들고 지하철역을 나섰을 때 보이는 풍경에 맨처음 강습회를 참여할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매번 강습회를 참여할 때마다 언제 끝나지? 하고 시계를 쳐다보는 때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 번 기술을 선보이고 기술을 연습하는 시간이 꽤 길어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어? 하고 느끼기도 하였고, 특히 첫날은 전환에 대한 기술을 배우면서 윤낙준 지도원님, 장재봉 관장님, 송경창 관장님, 이경호 선배님, 임대건 선배님의 지도로 아... 전환이 이런거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제까지 너무 힘으로만 했구나, (안되면 힘이지! 라고 한 것도 사실이지만) 힘을 빼고 기술을 하였을 때 정말 너무나 쉽게 기술이 걸려버려서 아 이런거구나~ 하다가도 파트너가 바뀌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는 내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그시 쭈우욱 눌러야 되는데 나는 그냥 쭉~ 퍽 하는 식으로 끊어버리면서 기술이 들어가서 기술이 안걸리는 것이라고 지적을 받았었고 

매번 도장에서 받는 지적이지만 고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도 들고, 지적을 되새기면서 고치도록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기술을 받으면서 구르기를 잘못하여 뒷목쪽으로 땅에 부딪혔었는데, 목에서 우두둑 소리가 나면서 벙~ 졌었는데 아프기도 아픈 거지만, 옆에 계시던 지부장님의 괜찮냐는 말씀에 권태기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했는데 제대로 수신도 못받아서 이리 못난 꼴을 보이는구나 하고 괜히 서러워져서 울어버렸습니다. 그리고서는 잠깐 휴식을 취하고 다시 수련을 하였는데,  수련 분위기를 흐린 점 죄송합니다. 


야마시마 선생님의 기술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내가 잡고 있는데 어느덧 나는 땅에 처박혀 있고, 아 이럴꺼면 멋있게 수신을 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추후에 들만큼 그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기우뚱기우뚱 되버리는..  정직하게 공격을 해야 기술을 받을 수 있다라는 말씀에 나는 얼마만큼 정직하게 우케를 받고 공격하는가 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주도로 내려오는 비행기 안에서 이번 강습회를 시점으로 권태기 극복을 하여보자 내일부터 잘해보자!!! 하고 다짐했는데

그 다음날 오후 저녁 수련때 수신하다가 어깨를 다쳤습니다. 예전에 수련한지 100일이 채 되지 않았을 때 앞구르기 연습하면서 앞손으로 땅을 단단히 받치고 있지 않아 꺾여버려서 오른쪽 어깨로 땅에 부딪힌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왼쪽 어깨를 다쳤는데. 구르기는 했는데 지부장님 말씀으로는 몸을 완전히 구부리지 않아 네모가 굴러가듯이 턱 턱 하고 왼쪽 어깨가 땅에 쿵 하고 찧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때 이후로 미토리 수련을 하고 있는데, 강습회에서 다친 날, 그리고 그 다음날 이렇게 연속으로 다쳐버리니 내 수신에 뭔가 문제가 있구나..  기초부실공사가 이런 것인가 하고 어깨가 좀 나으면 다시 한번 제대로 수신연습을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주저리 주저리 작성하였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강습회에 참여할 때마다 파트너해주시는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다음 강습회 때도 잘 부탁드립니다.